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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CEO] 디지털 진단 혁신 ‘PANO’, 데이터 기반 치과 진료의 미래를 열다

2025년 05월 28일글쓴이 윤미용출처 덴탈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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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본격적인 출발은 언제였을까? 지르코니아 가공시대가 개막되던 2009년경 대한디지털치의학회 창립멤버로 활동하며 지르코니아 세라믹스의 가능성과 함께 “캐스팅의 시대는 저물고 밀링의 시대가 왔다”고 직감한 허수복 치과의사는 디지털 시대를 직감하며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는 아직 ‘디지털 덴티스트리’라는 용어조차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던 때였다. 2017년 디디에이치(DDH)를 설립하며 디지털 덴티스트리 시대에 도전해온 허수복 대표를 덴탈아리랑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DDH 기업이 탄생하기까지... 허수복 대표는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디지털 헬스케어 예비타당성 기획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산업의 흐름을 읽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루닛과 뷰노 같은 메디컬 AI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던 시기였다. “치과도 단순한 캐드캠 기술을 넘어서,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시대로 갈 것”이라는 확신이, 그를 창업이라는 낯선 길로 이끌었다. 디지털 진단 솔루션 전문기업 디디에이치(DDH, 공동대표이사 허수복·이주한)의 허수복 대표는 치과의사 출신으로 실제 임상에서 느꼈던 비효율과 한계를 해결하고자 직접 나섰다. 임상에서 느낀 ‘비효율’, 창업으로 이어지다 허수복 대표는 개원의 시절, 환자의 영상 진단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는 현실에 고민이 많았다. 특히 파노라마 같은 2D 영상 자료는 기본 진단에 꼭 필요하지만, 분석이 매우 주관적이고 번거로워 디지털 기술로 이 과정을 더 정밀하고 직관적으로 바꿀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2017년, AI 기반 영상 분석을 중심으로 한 DDH의 창립으로 이어졌고, 곧이어 국내외 R&D 지원을 기반으로 한 ‘PANO’의 개발과 상용화로 구체화됐다. 허 대표는 “디지털 진단이 치과 진료의 시작을 바꾸고 있다. 우리가 만든 ‘PANO’는 단순한 영상 뷰어가 아닌 치과의사의 판단력을 더 정밀하게 만들고, 더 많은 환자에게 좋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도구이다”라고 밝혔다. ‘PANO’, 단순 뷰어를 넘어 진단을 ‘자동화’하다 디디에이치의 ‘PANO’는 파노라마 영상, 세팔로, 인트라오랄 사진 등 치과에서 흔히 사용하는 2D 영상 자료를 기반으로 자동 분석하는 진단 보조 솔루션이다. ‘PANO’는 AI 기반의 다빈도 구강질환 자동진단 및 상담 지원 솔루션으로 검증된 대규모 치과임상데이터를 인공지능 학습해 실시간으로 충치, 치근단염 의심부위와 치조골 흡수량을 제시하여 진단을 보조하고 환자 상담과 치료 과정에서 치과의사의 진료를 체어 사이드에서 지원한다. 허 대표는 “‘PANO’는 특정 분야에 국한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치과 진료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첫 진단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범용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치과의사를 위한 기술’이라는 방향성 “우리는 기술을 파는 회사가 아니다. 치과의사의 진료 역량을 확장시키는 도구를 만드는 기업이다. ‘PANO’는 기계가 진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치과의사의 임상적 판단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만드는 ‘임상 파트너’ 역할을 한다." 허 대표는 치과 진료의 ‘첫 관문’인 파노라마 영상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첫 진단이 빠르고 정확하면, 치료 계획과 환자 상담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진다. ‘PANO’는 환자 설득력을 높여 치료동의율을 올릴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DDH, 기술 기업을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초창기 시절 DDH는 교정 진단 솔루션을 시작으로, 교정장치 등 다양한 아이템을 사업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그러나 제조 기반의 경쟁력보다 DDH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방향을 ‘영상 기반 진단 AI 솔루션’으로 전환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최근 식약처 인허가를 획득한 AI 기반 파노라마 분석 솔루션인 ‘PANO’이다. 개발 초기부터 의료기기로서 전례가 없는 기술인 만큼, 인허가 절차만 4년이 걸렸다. “탐색 임상부터 확증 임상까지, 인허가 기준조차 없는 상황에서 하나하나 길을 만들며 갔다”는 허대표의 설명에서, 스타트업으로서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디지털 덴티스트리 미래는 플랫폼 … 기회는 지금 현재 현재 ‘PANO’는 국내 개원가와 치과 병의원, 일부 대학병원과 공공기관에까지 공급되고 있다. 개원가 치과의사들은 빠른 진단, 직관적인 병변 시각화, 환자 커뮤니케이션 향상 측면에서 활용 중이다. 치과대학 및 교육기관에서는 진단 교육 보조 도구로서의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허 대표는 ‘기술에 대한 신뢰는 사용자 경험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내 임상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꾸준히 제품 개선과 UI 최적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PANO’의 우수한 사용자 경험(UI/UX), 기능과 사용편의성은 2024년 레드닷 디자인어워드 최우수상과 IDEA 골든 어워드 수상에 이어 올 초 IF 디자인 어워드까지 디자인 부문의 세계 3대 디자인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기도 했다. 허 대표는 “진짜 디지털 덴티스트리는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하며 “진정한 플랫폼이 되려면, 단순히 솔루션을 모아두는 것을 넘어서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장비·소재 기반의 캐드캠 시대에서 출발, 데이터 기반 AI 시대로의 진화를 거쳐 향후에는 진단-치료계획까지 하나의 클라우드로 연결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승자는 그 곳에서 단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살 수 있다는 확신, 7년 만에 처음 들었다 7년간의 창업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중간에 숨이 넘어갈 정도로 위기도 많았다. 영화처럼 지금까지 연명해온 게 신기하다”는게 허 대표의 솔직한 심경이다. 하지만 최근 파노라마 AI 솔루션 ‘PANO’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7년 동안은 생존 확률 49%였다면, 지금은 51%를 넘었다”며 이제는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활발한 반응 때문이다. 특히 미국 시장은 연간 180조 원 규모의 치과 진료 시장과 더불어, 민간 보험사 대상 허위청구 문제 해결 수요가 크다. 이머징 마켓이자, 명확한 Pain Point가 있는 곳에서 ‘PAN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FDA 허가 이후 대기 수요가 기대되는 시장이다. 특히, 중국시장은 산동성 지방 정부 차원에서 ‘PANO’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례로 국내에서 4년여간 소요된 의료기기인허가도 패스트트랙으로 최우선 지원받아 올 하반기에 중국의료기기허가를 득할 정도로 해외시장에서 바라보는 ‘PANO’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해외 진출로 큰 시장에서 입증하자 허 대표는 해외 진출에 필요한 조건으로 네 가지를 꼽는다. 의료기기 특성상 가장 필수적인 인허가 확보, 현지 임상 전문가 및 학술적 기반 구축, 현지 유통 채널의 확보와 현지 펀딩을 주도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다. DDH는 최근 중국 시장 진입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지원과 함께 이 네 가지 요소를 하나하나 채워가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FDA 인증을 준비 중이며, 현지 파트너를 통해 임상 시연과 유통 테스트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민영 치과 네트워크와의 협력 및 기술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중국어 버전의 ‘PANO’를 포함한 제품 현지화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은 기술 신뢰성과 임상 근거 중심의 시장이고, 중국은 속도와 현지 커넥션이 중요한 시장이다. 우리는 두 시장 모두에 맞춤 전략을 구축 중이다.” 허 대표는 향후 동남아시아와 유럽 시장도 타깃으로, 플랫폼 연동과 API 확장을 통해 다양한 영상 장비 및 솔루션과의 통합 생태계를 준비 중이다. “기술을 넘어, 산업 구조를 바꾸고 싶다” 허수복 대표는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고 싶어서 회사를 세운 것이 아니다. 그가 DDH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하나의 솔루션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 솔루션들이 연결되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국내 기업이 이 플랫폼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도전해 보고 싶다.” DDH의 여정은 단순한 스타트업의 성장사가 아니다. 그것은 치과계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흐름의 축소판이며, 동시에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플랫폼’이라는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가는 허수복 대표의 행보에, 치과계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고객이자 동료인 치과의사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 “저는 지금도 ‘진료 마인드’를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결국 기술은 환자와 치과의사 모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줄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다.” 허수복 대표는 ‘진단의 디지털화’가 단순한 편의성 제공을 넘어, 치과 진료 전체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핵심 기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PANO’를 통해 치과 진료의 질과 효율을 모두 잡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저를 포함해 치과의사들은 비교적 보수적이다. 새로운 기법이나 치료법이 등장해도 개원가에서 수용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IT 분야에서 창업했지만 업계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 힘들 정도이니 개인 치과에서는 정말 변화를 실감하시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과거 제가 레지던트 시절 40대된 선배들이 임플란트를 배워야하느냐고 반문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디지털이 과거의 임플란트처럼 대세가 되고 있다. 디지털은 0.1%가 디지털 전환을 이끌게 되면 99.9%는 강제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향후 우리 모두 강제로 변화에 끌려가기보다 주도적으로 변화를 지켜보며 함께 주도하는 시대를 맞이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