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치과 진단과 치료계획 수립, 환자 상담, 병원 경영 전반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 가운데, 실제 개원가에서 활용 가능한 AI 디지털 워크플로우를 공유하는 세미나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바텍엠시스(vatech mcis)와 DDH가 공동 주최한 'AI 디지털 치과 임상 워크플로우 세미나'가 지난 6월 14일 서울 서초구 라이프비즈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진단 정확도와 환자 설득력을 동시에 높이는 실전 AI 활용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디지털해피스치과 이상희 원장,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허수진 교수, 신세계치과 이재윤 원장이 연자로 나서 AI의 임상적 활용과 경영 전략을 공유했다.
첫 번째 연자로 나선 이상희 원장은 ‘Clever One-AI Segmentation으로 완성하는 디지털 임플란트’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상희 원장은 AI 기반 자동 세그멘테이션 기술이 임플란트 진단과 수술 계획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며, 디지털 워크플로우를 보다 쉽고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 정리와 진단 준비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치료 계획 수립의 일관성을 높이는 AI 기반 디지털 임플란트 프로세스를 소개했다.
"AI도 못 찾는 충치가 있다"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허수진 교수는 ‘AI 진단 솔루션으로 치료 동의율 높이기’를 주제로 AI 진단의 현실적인 활용법을 제시했다. 허 원장은 먼저 AI에 대한 과도한 신뢰를 경계했다. 그는 교합면이나 협설면 우식의 경우 방사선 사진상 무기질 소실이 40% 이상 진행돼야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AI 역시 탐지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육안으로는 정상처럼 보이지만 AI가 의심 부위를 표시해 추가 바이트윙 촬영을 통해 충치를 발견한 실제 사례도 소개했다.
허 교수는 "AI를 탓하기 전에 촬영 방식 자체의 한계를 이해해야 한다"며 "AI는 결국 주어진 영상만 보고 판단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그는 파노라마 영상을 이용한 1차 AI 스크리닝 후, AI가 표시한 의심 부위를 바이트윙 촬영으로 재확인하는 2단계 진단 프로토콜을 제안했다. 또한 DDH AI 데이터가 주로 성인 영구치열을 기반으로 학습된 만큼 혼합치열이나 교정환자에서는 위양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허 교수가 강조한 AI의 가장 큰 가치는 진단보다 ‘설득’에 있었다. 그는 미국 임상 데이터를 인용하며 AI 진단 도입 후 치료 동의율은 24%, 병소 탐지 정확도는 37%, 진단 신뢰도는 71% 향상됐으며, 환자의 59%는 AI를 활용한 진료에 더 큰 신뢰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허 교수는 "AI가 얼마나 정확하냐보다 환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을 얼마나 시각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AI는 진단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환자와 의사 사이를 연결하는 설명의 도구"라고 강조했다.
"개원가 AI의 목표는 브랜딩"
마지막 연자로 나선 이재윤 원장은 ‘치과 AI 실전 전략: 진단부터 경영까지 디지털 워크플로우’를 주제로 AI 활용 경험을 공유했다. 신세계치과의 실전 경험을 토대로 등록환자 7만 명, 일평균 100명이 내원하는 운영 경험을 제시한 이 원장은 AI 도입의 궁극적인 목적을 ‘브랜딩’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스몰 굿 브랜드(Small Good Brand)’ 전략으로 ▲좁게(편하고 정밀하게) ▲유니크하게(차별화) ▲설명 가능하게(전달력)라는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현재 치과에서는 AI를 진단 보조뿐 아니라 차팅 요약, 상담 분석, 예약 관리, 재고관리, 인사평가, SNS 콘텐츠 제작 등 병원 운영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전화 상담 녹음을 텍스트로 변환해 NotebookLM으로 분석하는 사례가 주목을 받았다. 이를 통해 환자들의 반복적인 질문이나 설명 과정에서의 혼란 지점을 찾아내고 상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Gemini를 활용해 임플란트 상담 내용을 분석하고, 환자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비용·기간 설명 구간을 찾아 인포그래픽과 상담 자료를 개선한 사례도 공유했다.
이 원장은 "우리에게는 익숙한 설명이 환자에게는 낯선 언어일 수 있다"며 "AI는 환자와 병원 사이의 마찰 지점을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최근 변화하고 있는 온라인 마케팅 환경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이 원장은 "이제 환자들은 네이버보다 ChatGPT에 '임플란트 잘하는 치과'를 묻기 시작했다"며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질문과 답변 중심의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구조로 정비하고, Google Maps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병원의 경쟁력은 결국 진료실에서 나온다"며 "마케팅 회사에 의존하기보다 원장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병원의 철학을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는 의사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다"
이번 세미나의 공통된 메시지는 명확했다. 세 연자 모두 AI를 의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진단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와의 신뢰를 강화하는 도구로 정의했다. 특히 진단 정확도 향상뿐 아니라 환자 설명, 치료 동의율 향상, 상담 분석, 병원 운영 개선 등 AI 활용 영역이 진료실 밖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바텍엠시스와 DDH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AI 디지털 워크플로우의 실제 임상 적용 사례를 공유하며 디지털 치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AI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치과의사의 임상 경쟁력과 환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현실적인 전략 도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